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에어컨과 히터를 필수 기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특히 올해 겨울같이 추운날 히터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목숨에 위협을  느낄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히터를 틀게 되면 금방 뜨거운 바람이 나와서 자동차 실내가 따뜻해지는데  운전 전에 두꺼운 패딩이라도 입고 있으면 벗고 싶을 정도로 난방 효과가 뛰어납니다.

그런데 여름철 에어컨의 경우 연비가 나빠지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상식인데, 히터는 연비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데요. 실제로 히터는 연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집에서는 보일러만 틀어도 난방비가 장난 아닌데, 자동차는 아닌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알아둬야 할 것은 자동차의 난방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난방 에어컨'과 '히터'인데요. 난방 에어컨은 A/C를 켜고 온도를 뜨거운 모드로 하는 것인데, 히터의 열에 에어컨의 차가운 공기를 섞어 온도 조절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보다 세심하게 원하는 온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반면 A/C를 끄면 히터가    자동하는데, 그냥 엔진의 열을 빼앗아 라디에이터에까지 보낸 다음, 히터코어라는 부품에서 바람 세기를 조절해 실내공기를 데우게 됩니다. 즉, 시동을 켜자마자 히터를 틀어도 금방 따뜻해지지 않는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엔진이 어느 정도 예열이 되어야 따뜻한 바람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인데요. 같은 원리로 전기자동차의 경우 엔진이 없기 때문에, 따로 전기로 작동하는 난방장치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난방 에어컨은 연비에 영향을 미칩니다. 컴프레서를 작동하기 위해서 엔진의 동력을 이용하기 때문인데요. 당연히 연비가 악화됩니다. 보통 A/C 스위치를 ON으로 하면 OFF일 때에 비해 약 10~15% 가량 연비가 나빠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냥 난방만 사용하면 기름을 소비하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겨울에는 A/C를 꺼두는 것이 연비에 유리합니다. 다만 겨울에도 에어컨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자동차 내부와 외부의 온도차가 커질 경우 결로현상이 발생하게 되어 그럴때만 한번씩 써주면 큰 문제는 없다고 합니다.

에어컨을 사용하는 여름과 달리 겨울에 쓰는 히터는 연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니 다행이지만요. 보통 겨울은 여름에 비해 연비 자체가 잘 안나오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외부 온도가 낮다 보니 산소 밀도가 높아져서, 가솔린의 분출량도 그만큼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기온이 낮으면 기화가 더 어려워져서 엔진으로 전달되는 가솔린의 양이 더 많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안그래도 연비에 취약한 겨울철에   똑똑한 난방사용으로 기름을 아낄 수 있다면 더 좋겠죠?